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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의사는 일터에서 어떻게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을까? - Chris

미국 시애틀에서 내과 의사 레지던트 3년 차로 일하고 있는 Chris가 하나님과 동행하며 일하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내과 의사는 일터에서 어떻게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을까? - Chris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 weworship 인터뷰 컨텐츠의 첫 번째 주인공은 시애틀에서 내과 레지던트 의사 3년 차 Chris입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91년생이고 현재 미국 시애틀에서 내과 레지던트 의사 3년 차로 일하고 있는 Chris입니다. 결혼한 지 6년 됐고 이제 곧 첫째 아기가 태어날 예정인 예비 아빠이기도 합니다.

의사로 일 하면서의 경험이나 생각, 개인적인 이야기 등을 블로그로 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 커리어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후배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 의대생, 레지던트, 의사분들 멘토링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 있거나, 질문이 있다면 블로그를 통해서 연락 주세요. :)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

1. 첫 커리어: Hur Lab @ Rowland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솔직히 처음 시작은 가족들 푸시(?)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책임감 때문에 대학교 때 생리학 전공을 하면서 의대 준비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Entrepreneurship(기업가정신)에도 관심이 많아서 비즈니스 수업을 듣거나 Social Venture 대회에도 참여하면서 대학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Biomedical Engineering 스타트업에서 기회가 생겨 대학교 졸업 후 취업하게 됐고 그 스타트업에서 연구직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물론 의사라는 직업을 갖길 바랐던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사 외에도 다른 직업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고, 대학교 때 Entrepreneurship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2. Diamond Consultant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중에 회사가 이사를 가는 상황이 왔습니다. 물론 계속 그 회사에서 일할 수 있긴 했지만, 개인적인 상황이 이사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이라 결국 퇴사하게 됐습니다.

회사에서 퇴사했지만 먹고살기 위해 계속 일해야 했고, 새로운 기회를 찾던 중에 Diamond Consultant를 하게 됐습니다.

Diamond Consultant로 일하게 된 배경은 시애틀에 Tech/Science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고, 그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고 그때 배운 다이아몬드 관련 지식을 블로그에도 정리해 뒀습니다.

여담이지만 의사로서 보다 Diamond Consultant를 하면서 훨씬 잘 벌었던 것 같네요. :)

3. 의대 준비를 결정하다.

나름 Diamond Consultant에서 성과가 있었지만 조금 더 안정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고, 그러면서 돈도 잘 벌 수 있는 직업이 결국 의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의대 준비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Diamond Consultant는 의대 준비를 하다가, 의사를 하다가도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서 할 수 있지만, 의대 준비는 지금이 아니면 하기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대학생 때 이미 의대 지원에 필요한 모든 수업을 들었었고, 첫 회사였던 스타트업에서 연구하면서 논문들을 Publish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준비도 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의대 인터뷰를 볼 때 Diamond Consultant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뷰 때 받은 질문 중 하나가 "How does selling diamond reflect patient care?" "다이아몬드 세일즈가 환자를 돌보는 것과 어떻게 관련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Diamond Consultant를 할 때 고객에게 다이아몬드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고,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의사도 환자에게 병에 대해서, 여러 치료법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고, 환자가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처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의사로 인도하신 하나님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의사로서의 소명 의식이 있다거나 의사가 꼭 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필요한 선택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사라는 커리어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 과정에서 "하나님이 왜 나를 의사로 부르셨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천 의사로서 느끼는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나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1. 죽음과 매일 마주하는 것.

의사는 매일 죽음과 마주하는 직업입니다. 죽음이 일상인 직업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생명을 주관하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염이 온몸에 퍼진 20대 남성이 있었는데 할 수 있는 여러 치료를 했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의아했던 것은 이 남성은 매우 건강한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병원에 온 60대 할아버지는 고혈압, 당뇨 등으로 건강이 이미 안 좋은 상태였고 심장마비도 일어났지만, 결국 살았습니다.

이런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20대 남성은 60대 할아버지에 비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았지만, 생명이라는 것은 단순히 통계로 설명이 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이 결정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사람을 살리고 죽게 하시는지에 대한 질문이나, 오해는 없었나요?

감사하게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I am who I am"이라는 명칭을 선포한 것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경외하는 성경 이야기들과 말씀들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주관하신다고 믿는다면 그 모든 과정과 결과 자체도 절대적인 주님의 행하심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건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이라고 생각하고, 의사로서 저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 하나님을 믿지 않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과 죽음에 대화하는 것.

아직 이 부분은 경험하면서 더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며 죽음의 과정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보통 출근하면서 찬양을 들으면서 "하나님이 오늘 계획하신 일, 제가 목격해야 하는 상황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게 하시고, 제가 환자들을 잘 치료하고 대할 수 있도록 능력과 지혜를 허락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게 루틴입니다.

그리고 만약 환자들 중에서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상황이어서, 최대한 남은 시간을 편안하게 가족분들과 보낼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환자의 가족분들이 특히 어떠한 죄책감도 없을 수 있도록,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넘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3. 의사로서 먼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언급하지 못하는 것.

환자가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하나님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지만, 의사가 먼저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권유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분이 먼저 이야기할 경우 조심스럽게 나누고 있고, 같이 기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료계에 더 많은 크리스천들이 생긴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의사 Chris가 사는 방법

1. Pay It Forward

학생 때부터 교회에서 많은 형, 누나들이 밥도 사줬었고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다른 동생들한테 밥을 사주거나 도와주는 것 등 여러 방법으로 은혜를 흘려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좀 더 의사로서 하는 방법은 제가 지금까지 배운 것들, 경험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려고 합니다. 그래서 블로그도 쓰는 거고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건 두 가지 다 제가 어떤 비전이 있어서 이걸 해야겠다 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거예요.

💡
1. 후배 레지던트 교육하는 것.
2. 한국 --> 미국으로 의사 취업할 수 있게 멘토링하는 것. 

우선 후배 레지던트 교육은 제가 전문의 시험 준비를 위해 배웠던 것들을 잘 정리하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레지던트 2년 차가 됐을 때는 1년 차 후배들을 도와주기 위해 자료를 공유하고 어려워하는 것들이나, 도움이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Appointed Chief Resident로써 후배 레지던트들의 교육을 담당하게 됐고, 최근에는 병원에서 개인적으로 하던 멘토링을 공식적인 교육 과정으로 운영해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습니다. 물론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후배 레지던트들이 레지던트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래서 환자분들을 잘 치료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하는 건 한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와 의사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분들을 돕고 있습니다. 의대 졸업생, 레지던트, 또는 이미 의사로 일하고 있는 분들이 미국에서 의사로 살기 위한 과정이 꽤나 복잡한데요. 이 과정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이것도 원래 제 블로그를 통해 한 두 명씩 개인적으로 연결된 분들을 도와드리는 정도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그런 요청이 너무 많아지기도 했고, 또 저와 비슷하게 개인적으로 도와드리고 있던 다른 의사 선생님을 알게 되면서 이런 멘토링을 좀 더 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사업화해서 더 전문적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사이드 잡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고민과 어려움이 많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2. Restore ____

Restore 관련해서는 큰 꿈이 있는데요. 지금 미국 의료 시스템은 불필요하게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흘러갈 수 있는 Resoruces가 줄어들고, 의사들이 환자를 돌보기 위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기보다 상업적인 목적을 지향하게 된 상황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좋은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건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릴 거고, 아마 제 삶에서 이루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꿈이기에 소망을 잃지 않고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이지만, 나중에 가능하다면 병원 시스템을 새로 만들고 병원을 세우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생각하는 건 각 지역에 병원이 있고, 그 지역에 있는 모든 비즈니스들이 그 지역 사람들을 함께 돌보는 것입니다. 물론 비즈니스의 규모에 따라 비용은 나눠서 부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병원과 환자 사이에 보험사 없이, 오직 병원은 환자를 돌보는 데만 최선을 다하고, 지역의 모든 비즈니스가 그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또 그 비즈니스의 고객이 되기도 하는 사람들을 돌보기 위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의사로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 위한 기도제목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복음을 더 잘 이해해서 병원에서 의사로서의 모든 말과 행동에 복음의 메세지가 묻어 나올 수 있도록. 그래서 만나는 모든 영혼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 통로로 사용되고 싶습니다.


보너스: 의사의 길을 고민하는 후배 크리스천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의사 왜 하고 싶은지 솔직해져야 합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상상하는 의사와 현실의 의사 사이에 간극이 꽤 클 수 있습니다. 이건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은데, 몇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우선 생각보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훨씬 월급이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은 보험과 여러 정책의 변화로 수입이 많이 줄었습니다. 반면의 기술의 발전, IT 회사들로 인해 의사만큼 안정적이지만 훨씬 돈을 잘 벌 수 있는 직업은 많아졌습니다.

또한 의사라는 직업이 복음을 전하는 데 좋은 통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의사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의사는 환자가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만날 때가 많고, 복음을 전하기에는 너무 늦었거나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오히려 복음이 정말 필요한 곳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그 시간, 그 공간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사의 길을 고민하는 후배 크리스천들에게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왜 의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이 중요하다입니다.

만약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면, 오히려 더 좋은 다른 기회들이 많고 다른 기회도 충분히 고려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그리고 의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게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면,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부터 의사로서 일하는 시간에 어려운 일들이 많겠지만, 그 이유를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예배를 지켜야 합니다!

만약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면, 예배를 지켜야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공동체 생활을 적극적으로 하거나, 교회에서 섬기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예배를 실패한다면, 뭔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저도 의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주변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다른 친구들을 보며 많은 유혹이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예배를 드리지 않고 공부한다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저 친구들은 지금도 공부하는데, 또는 지금 쉴 수 있어서 나중에 공부할 때 더 집중할 수 있을 텐데...

근데, 그럴 때마다 제가 기억했던 것은 제가 의사의 길을 결국 선택한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이었습니다. 그래서 꼭 예배를 지킬 것을 권면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전보다 여유가 생겨서 주중 예배, 주일 예배, 교회 순장들을 관리하는 Senior 순장 등으로 섬기고 있습니다.